청량리 롯데 (불들어옴)
회사 요청으로, 판교 모 초록색 빌딩에
제품 제작에 대한 요구사항을 들으러 간다.
어떤 류의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이 있는지 알아보는..
문제는, 여러 요구사항이 많이 있을 것인데
그 중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합니다. 좀더 확충해서 제공하겠습니다”
라고 해야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일 것인데,
그 얘길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고객에 충성하여 매출을 일으키는 것은 곧
고객 입장에서, 또다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좋은 도구와 장비를 쓰고자 하는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며,
그럴려면 지금 제품 개발 단계에서
우리의 생각과 방법을 고집하기보단,
나중에 어떤 것을 얻게 될지를 고려하여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할 것인데,
다시 말하지만, 그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마치 지금 회사는, 어떻게든 회피해 다니면서
숙제 안한 것을 숨기려고 애쓰고 있는
초조하고 겁내는게 눈에 다 보이는 어린 초딩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내가 “쟤 숙제 안했어요”라고 하거나
또는 “내 숙제 베껴 빨리” 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고객에 충성한 극단적 사례를 최근에 보았는데,
이게 웃을 일이 아니다.
SNK라는 일본에서 1978년에 세워진, 전통의 격투 게임 개발 명가가 있다. (개발작품: KOF시리즈, 아랑전설 시리즈, 용호의권 시리즈 등)
아랑전설은 그들이 스트리트파이터의 감독을 모셔와 심혈을 기울여 1991년에 출시한, 현재 35년째 지속되는 시리즈 게임이다.
이 회사는 과거 한국/중국 쪽 인수가 되었다가
최근 사우디쪽에 인수되었다고 하는데,
격투가들이 종횡무진하는 이 스토리의 시리즈에,
고객(사우디 자본 및 그 시장)이 원하면
맥락과 정체성 등은 다 무시하고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아래 영상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면 이 게임 세계관, 스토리, 정체성은 어떻게 되는거.. 그런데 고객에게 충성해야죠)
https://youtu.be/8-ABEy2ZFbU?si=PJBrFNusht5E-ra1
https://youtu.be/ROYc-ATzL8o?si=4au-EiX1OWYkX6Bn
호날두는 재미로 볼만한데,
가나치(스웨덴 EDM DJ)는 대주주쪽 공연에 몇번 나왔다는데,
서양권에서도 얘 뭐 되냐,
정신 나갔냐 등등
온갖 충격 받은 코멘트가 난무 중이다.
그렇다, 이것이 고객이고, 시장이고,
프로덕트 마켓 핏이다.
회사에 틀어 주고 싶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