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별 문제 없습니다.
어느날, 제게 정말로 중요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
저의 가치관과 align되는 삶을 지속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 자신이 사회 속에서,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지 못할지언정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
그래서 수없이 많이 자문했고
여러 명의 의사와 상담사를 만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부탁하였고
전에 알던 사람들에게도, 저의 정신적 취약성에 대해 평가를 부탁했습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했고,
제가 잘한 것과 잘못한 것들을 나누어 보았고,
저에게 유익이었던 것들과 고통이었던 것들을
당시 시점이 아닌, 보편적 관점에서 재평가를 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들의 갈등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많이 보려고 했습니다.
제 삶에서 근래에 진보했던 부분들과 퇴보했던 부분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여러 모로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 적 결핍과 피해 의식이 가득했던 겁쟁이 소년은
성인이 되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겪으면서
인생과 사는 방식에 대해 부모로부터 배우고 익혔던 것들,
또 선천적인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상당히 바꾸어야 했고,
이후 세상에 나와, 여러 개인적 관계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온갖 실전을 치루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쭉 살다가 나이 들고 인생 마무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최근 불현듯 찾아온 사고와 고통을 맞이하고,
또한 그러한 사고와 고통을 겪어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인간은 내가 알았던 그 어떤 무엇보다, 더 크고 넓고 다채롭고 위대한 존재다.
라는 것을 이해해 나가고 있습니다.
It's always darkest before the dawn
최근에 몸과 마음이 한계치까지 몰아붙여지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제 8월 시작인데,
7월 한달을 돌아보면, 회사를.. 하루 빼고 다 나갔습니다. (주말 포함)
어쩌다 보니 좀 중책을 급하게 맡게 되어서,
(제 생각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대표님 다이렉트 지시들이긴 했어요)
구름 위에서 있을 일들에 대한 여러 숫자, 논리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을 많이 했습니다.
자차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교통체증을 피해서 아침 일찍 갔다가 저녁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잦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서 쓰러지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겨우 어제부터, 좀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회사 생활에서 적절한 노동과 적절한 인간 관계,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이
한동안 정말 제 정신 건강에 좋았긴 했는데,
좀 조절을 못 하게 되자, 어느 정도 임계점이 지나니 터져버리더라고요.
그래서 몸도 그렇지만 특히 마음과 정신이 좀 쉴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합니다.
금주 수~목쯤 대략적으로 하나의 일을 정리하고,
갑자기 "어, 이제 뭐하지, 뭐가 남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이 든 김에, 오늘 휴가를 냈습니다.
안쓰면 없어지는 휴가 4개가 그대로 있었거든요.
휴가 내고 이래저래 차 몰고 다녀 보니,
아마 지난 한 달은 저에게 가장 어두웠던 새벽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근래 들어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고 다채로운 하루였습니다.
뭐, 별 다른 특별한 일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별 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블로그를 누가 얼마나 어떻게 방문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어떤 분이 우울증이 생기셨거나,
또는 어떤 상실, 비난, 고립, 절망 등의 문제를 겪고 계신 경우라면 저는 다음을 추천합니다.
- 나의 상황은 독특하고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래도 하늘 아래 새 것은 없다.
- 유튜브와 브런치, 블로그 등에서, 100% 같진 않지만 수많은 우울과 고통의 문제를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응원해 주는 메시지들을 검색하여 하루 종일 귀에 꽂고 들으세요.
- 사실, 우리에게 고통과 고난이 없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습니다. 인생이 즐거움만 있어야 될 이유도 없습니다.
- 고통과 절망의 의미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대한 여러 메시지를 귀에 꽂아 놓고 살다 보면 세뇌가 됩니다.
- 한 몇백개 중에 한두개 영상에서는 정말 내 문제처럼 보이는 것, 그리고 이정도면 내가 실천할 수 있겠다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지나고 나서 느끼는 거지만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고통이 있었고, 내 문제도 그 카테고리 중 하나에 반드시 들어갑니다.
-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 여러분에게 혹시 누가 도움을 요청하면,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도와 줄 것입니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때로는 여러분의 표정과, 축 늘어진 어깨를 보고, 괜찮냐고 물어봐 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혈연은 때때로 강력합니다.
- 시간이 약이다. 그리고 당신의 몸과 마음은 회복 능력이 있다.
- 무언가 날짜를 잡아서 그 날짜까지 버텨 보면 좋습니다. 혼자 떠나는 나들이나 여행날이라든지, 아니면 요즘 로또 무순위 줍줍 많은데, 달력에 쭉 체크해놓고 각각의 청약, 당첨일자때까지 버티는 것도 좋습니다.
- 주 1회 정도 루틴한 일정을 잡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되도록이면 돈 드는거.. PT라든지 상담이라든지
- 이렇게 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힘이 돌아온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나에게 집착이 있는지 살펴본다.
- 어떤 일이 어떤 방식으로만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으면, 그 가능성이 없어 보일때 우울해집니다.
- 정말로 그 일이 그 방식대로 해결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적절히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어도 되는지, 아니면 사실 해결 안 되어도 상관없는지를 계속 질문하고 자문해 보면 좋습니다. 대안이 있는지 아니면 그 대안이 수용 가능한지도 계속 검토합니다.
- 사실상 어느 시점이 되면 집착하는 태도 그 자체가, 나에게 너무 큰 괴로움과 절망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일을 일부러 만듭니다.
- 이게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고 고통스러워지면 쓰레기집을 만드는 경우도 생기는데, 기본적인 청소도 안 해서 그렇습니다.
- 빨래, 설거지, 청소, 쓰레기 버리기 등의 일부터라도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약을 먹는다.
- 우울과 고통이 심하면 위에 있는 것들이 사실 시도조차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요즘 병원 가는 분들 많고 이게 흠도 아닙니다. 가서 약을 처방받고, 약빨이 있을 때, 위에서 한개라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종이에 적고, 폰에 저장하고, 배경화면에 놓고, 자주 본다.
- 인터넷 현자들의 좋은 글이 많이 있습니다.
- 세상이 아름답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글보다, '그럼에도 나는 이길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산다' 류의 글이, 제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몇 달동안 저는 이러한 것들을 열심히 해 왔고,
당연히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못 하겠어서 방바닥에 딱 붙어 있곤 했지만,
하루에 딱 한개라도,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고 노력하면서,
"오늘 그래도 하나는 하고 잠을 자는구나"하는 경우를 점점 늘렸습니다.
그리고 나니 한 9개월 쯤 지나고 나니, 정말 많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주 정신과에서의 질문지에서는 제 자신도 점수가 많이 내려간 것을 느꼈습니다.
점점 치료를 정리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몇몇 인터넷에 있는 테스트(IDRLabs 외)도 해 봤는데,
그럭저럭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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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바꿔보기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우울과 신경증에 시달리며,
속마음을 털어놓기 위한 방안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는게 제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나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원색적이고 날것 그대로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는 힘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밀글로 몇몇 그런 것들이 좀 있긴 한데, 적어 놓고 보니 제게도 도움은 안 되더라고요)
블로그 글도 한 50개 정도 있으면 슬슬 광고도 붙일 수 있다고 하던데,
그냥 이참에 제가 올리고 싶은거 올리는 블로그로 좀 바꿔 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대 AI 전성시대에 제 전공 및 회사에서의 일과 관련된 전문적인 글을 쓰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이게 어려운게, 일하고 와서 쉬는 참에 쓰는건데,
그런걸 쓰면 또 일처럼 되어버려서, ...
그냥 일단은, 개인적인 것 쫙 빼고, 그냥 리뷰글 위주로 적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게, 검색엔진 통해서 아파트 이름 같은걸 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꽤 계신데
눌러보니 단어만 그 단어 잠깐 나온 후에는 개인적인 잡설만 한가득이고
이런 것도 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앞으로의 리뷰에서는 개인적인건 쫙 빼고 적는 것을 지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