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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력증에는 청소와 이사
    생각 2024. 7. 23. 19:53

     

    어쩌다가 이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자마자, 이 영상에 나오는 분들처럼,

    잡동사니와 쓰레기 방을 만들고 살았던 20대 중후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좀 있지만, 경향성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영상에 나오는 분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https://youtu.be/O9tLmtjF_6o?si=Kiy746sOnFe8g7fu

     

     

     

     

    무기력과 번아웃

     

    제게는 2010년~2011년 일어난 일로 인해 시작된 지독한 절망감과 패배 의식이 있었습니다.

    몸과 정신이 최악의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솔직히 죽고 싶다, 그만하고 싶다 그건 둘째 문제였어요.

    자고 싶다, 쉬고 싶다, 눕고 싶다가 최우선 욕구였습니다.

    뭘 귀찮게 힘들게 내 몸을 학대를 해요. 지금 당장 바로 엎어지고 싶은데.

    (근데 영상 보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기 학대, 자해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엎어지는 공간 사방에 물건이나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어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기회만 되면 골방에서 불 꺼놓고 죽은 것처럼 누워 있으면서, 밥을 굶곤 했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Kelli McClintock (https://unsplash.com/ko/@kelli_mcclintock?utm_content=creditCopyText&utm_medium=referral&utm_source=unsplash)

     

     

     

    이것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거의 2~3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 후에 제 상태를 돌이켜 보고, 여러 책을 본 후에, 저는 이 때의 제 상태를 무기력증으로 진단하였습니다.

     

    다행히 이것이 심한 우울증으로까지 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참조)

    약간의 우울 상태에서 그쳤던 것 같습니다.

    우연찮게도 부모님의 이사 제안을 통해서였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극복 경험

     

    영상에는 청소를 해 주는 분들이 나오고, 청소가 이런 청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저도 제 경험을 돌이켜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2014년쯤 공덕 근처의 경의선 숲길에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하게 된 것이 주요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저는 하숙집 단칸방에 살고 있었는데요, (가로 세로 2.5미터 정도의 방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동생과 함께 좀 더 큰 집에서 같이 사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그 방에서는 어떻게 해도 좁아 터져서 잡동사니와 쓰레기가 쌓이니, 좀 더 넓은 곳으로 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저런 식으로 무기력에 빠져서 집이 엉망이 되는 것을 보신 부모님이,

    은연중 그분들이 쌓아 온 삶의 지혜와 경험에 비추어 최선의 선택을 제안하셨던 것 같습니다.

    또 동생이 있으니 좀더 싫더라도 잘 치우고 정리하고 제대로 살 것이라고 기대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잘 작동한 것 같습니다.

     

    이사한 이후, 두 자녀 중 아무나 보고 간다는 용건으로 어머니가 자주 집에 방문하셨고,

    (보통 제가 싫어하니, 동생만 보고 온다고 하시며 종종 왔다 가시곤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다녀간 이후에는 집이 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곤 했습니다.

     

    또 오피스텔 앞에는 경의선 숲길이 잘 조성되어서,

    답답할 때마다 수시로 산책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음의 힘이 조금씩 쌓였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시간이 좀 지난 이후, 제가 몇몇 것들을 이루어나가게 되면서, 문제가 해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

     

    여튼 좀 길게 적었는데, 무기력증과 이로 인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께는,

    위 영상의 결론처럼 청소가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청소를 본인이 할 수 없으니, 한 번 저런 업체의 도움을 받아,

    쓰레기와 물건을 정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그리고 이사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버릴 건 버리고, 정리를 한 번 하게 되니까요,

    되도록이면 좀 학교, 직장과 거리가 약간 멀어지더라도, 같은 월세면 좀 더 큰 집을 구하여서,

    지금 생활 공간보다는 "덜 어질러지고, 어질러지는게 어색한 공간"으로 이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솔직히 좁은 원룸에 살게 되면, 들어가서 물건 좀 배치하면 그 자체로 너저분합니다.

    사실 그 공간 자체가 좁고 수납이 안 되어서,

    미니멀리스트가 아닌 이상, 필연적으로 개판이 될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그리고 치워 봤자 하루 이틀이면 또 개판이 되니까,

    포기하고 쓰레기 집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되죠.

     

    아니면 혹시 가능하다면 가족, 친구 중 누군가와 월세를 반반으로 해서 같이 살면서,

    좀더 어쩔 수 없이 치우고 살아야 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것이 변화의 시작,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도움입니다.

    청소 업체의 도움, 또는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 등을 받아서

    한번이라도 청소 또는 이사를 통해 생활하는 환경을 변화시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담

     

    솔직히, 이래서 저는 더더욱 집에 더 집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년은 좁은 집에 살아도 된다고? 그게 청년의 특권이라고? 어림없는 소리.

     

    세상이 더 복잡해지고 힘들어지니까 더 많은 물건을 끌어안고 살게 되고,

    더 빠르게 번아웃이 되어 버리는 것이 지금의 20~30대입니다.

     

    저는 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 양질의 집이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1인가구는 늘어나고, 집은 모자라요. 그래서 더 그렇습니다.

    갑자기 급발진을 해서 결론이 기승전 부동산인데..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혹시, 주변에 이런 분이 있다면 도움을 주세요.

    쓰레기가 부끄러울 수 있으니까, 업체를 연결해 주거나, 가족을 연결해 주세요.

    저는 그래도 섬세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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