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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담센터에 대해
    생각 2024. 4. 13. 00:09

    상담센터 건물 바로 앞에서 한컷

     

     

    심리상담센터라는 곳을 가게 될 줄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교에 심리상담센터가 있었기도 했고, 심리학과가 유명한 학교였기에 다양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센터에 다니는 과 선후배 동기들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저는 심리상담은 가지 않았었습니다.

    삶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절망적인 일들이 많았는데요,

    그럼에도 가지 않았던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1. 나의 복잡하고 어려운 심리와 생각을 이해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음
    2. 어릴 때부터의 세뇌적인 교육으로, 자기 삶을 오롯이 자기가 개척하지 못하면 낙오자라는 인식이 있었음
    3. 상담소를 가면 뭔가 숙제를 많이 내 줄 것 같았음 (그리고 항상 바빴음)
    4.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았음: 나약하다, 어리석다, 한심하다, 부족하다 등

    그러던 제가, 정말로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는, 그저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데 아무도 없었기에,

     

    방문하게 된 곳이 심리상담센터였습니다.

     


     

     

    심리상담센터를 약 3개월 반 동안 주 1회씩 다니게 되면서, 도움이 된 것들도 많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습니다.

    일단 심리상담센터를 다니면서 알게 되고 느낀 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어렵고 당황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를 쭉 들어 줍니다. 지인들에게 얘기하면 중간에 얼마나 끊길지...
    • 몇몇 유사 케이스를 이야기해 주는데, 저는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있었고, 그들도 힘들었다는 사실만 알아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전엔 저는 저만 결함 가득한 인간인 줄 알았습니다. 모두 제 잘못으로 생각되었습니다.
    • 관찰자의 입장에서 당신이 어떻게 보인다는 식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당장은 마음에 안 와닿더라도, 돌아와서 생각해 보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실 상담 자체에서 마법과 같은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매 주 비슷한 때에, 나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 감정, 생각 등이 있는 경우 제3자의 (그리고 심리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 숙제 (~을 생각해 봅시다. ~을 성찰해 봅시다.) 를 잘 해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상담이 지지부진해집니다.
    •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케미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은 제가 다른 내담자를 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 무언가를 결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즉, 내가 말을 하면서 정리가 되고, 의견을 주시는데, 그것을 통해 깨달은 것들로 결정은 자기가 해야 합니다. 다만 상담 중에 자기가 결정해 본 내용에 대해서는 실제적인 행동 방법을 제안해 주기는 합니다.

     


     

     

    결국 자신의 일은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타인이 100% 모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너무 기대를 하고 가면 실망을 할 수도 있으나, 저처럼 누구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 갑자기 생기거나,

    또는 누군가와 대화와 설득, 이해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스타일의 분이시라면,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만 비용이 어느 정도 든다는 것은 감안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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