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만의 부산 (2)일상 2024. 7. 21. 00:59
이튿날은 오전에 간략히 팀원분들과 화상 미팅을 끝내고, 해운대역으로 향했습니다.
역 앞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해운대역 앞의 광활한 광장을 걸었습니다.
개미집을 가서 부산의 원조 음식인, 낙곱새를 먹었습니다.
양이... 같은 값에 서울 두 배는 되더라고요.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삼 년 동안 쌓인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 함께 나이를 먹어 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좋습니다.
몇 마디 안 해도 서로 많은 것을 이해했습니다.
이건 연인, 부부와는 좀 더 다른, 아니 어떻게 보면 더 깊은 느낌의 교제입니다.
몇 마디 안 하고도 우리는 지난 삼 년 간의 여러 희로애락을 매우 깊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해운대역 앞, 해운대구 구남로. 관광객이 정말 많다. 해운대의 랜드마크, 엘시티더샵 (84층)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 해변열차
해운대블루라인파크 미포정거장 : 네이버
방문자리뷰 1,119 · 블로그리뷰 5,809
m.place.naver.com
해변 절경을 감상하면서 이동하고, 또 각각의 정거장에서 절경을 구경할 수 있는 열차입니다.
왕복 탑승권을 만이천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친구가 이 근처가 집인데 5시까지는 들어가봐야 한다고 해서 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열차가 지나가는 옆으로 산책길도 잘 되어 있어서, 걷는 게 나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청사포정거장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네요.
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확 좋아졌고, 열차 탑승객분들보다 바다와 경치를 더 가깝게 구경했습니다.
아래는 산책 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저 멀리 안개낀 희미한 바다가, 마치 저의 불확실한 미래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미지의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해운대달맞이길 인근
해운대달맞이길 : 네이버
방문자리뷰 31 · 블로그리뷰 2,337
m.place.naver.com
친구가 신혼집을 꾸린 동네로 놀러와 보았습니다.
거리가 좀 되어서, 마을버스로 이동했습니다.
한 때 정말 부촌이었고 또 요즘도 산책, 라이딩 코스로 핫한 곳이라고 합니다.
친구는 자기는 맨날 지겹게 보는 빌라촌이라고 자조했지만, 제게는 정말 부럽고 또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연신 폰카 촬영 버튼을 누르면서 돌아다니는 제게, 친구는,
이런 곳이라도 정말 관광 온 것처럼 좋아해 주고 부러워해 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근데, 지금 사진으로 또 봐도 좋은데요 뭘.
달맞이성당 앞에서 하차 달맞이길 주거지역 자연 속 무대공간 탐앤탐스 블랙 달맞이점. 고급화한 지점이라고 한다. 바다 전망이 절경이라는 투썸플레이스 해운대달맞이2호점. 아 시간만 좀 더 있었어도... 차분하고 조용한 동네 고양이도 평화롭게 잠든 자꾸 무언가 생기고 있는 중이라고. 부산역 앞 맛집: 신발원
신발원 : 네이버
방문자리뷰 8,391 · 블로그리뷰 5,156
m.place.naver.com
친구와 헤어지고 후다닥 부산역으로 왔습니다.
부산역 근처에서 밀면을 먹었는데, 사실 그렇게 인상깊은 맛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이 맛이 좀 없는 곳이었을 수도 있어요.
밀면 자체가 양이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하고, 시간도 약 40분 이상 남아서,
근처에 또다른 맛집이 있는지 찾았습니다.
부산역 바로 앞에 차이나타운이 있고, 그 입구에 만두 맛집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봤습니다.
부산역 건너편 차이나타운 빨간 색 간판이 달린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저기다! 다 맛있어 보인다.. 제 앞에 대기 인원이 너무 많기도 하고,
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기가 민망하여,
군만두 하나 포장주문을 넣었습니다.
포장 대기가 거의 25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군만두를 받고 나니 KTX 탑승까지 15분밖에 안남아서, 엄청 빠르게 뛰어와서, 플랫폼에서 만두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한 입 베어물자 마자,
이 녀석은 제 인생 만두로 등극하였습니다.
다음에 이거 먹으러 KTX 타고 올겁니다.
개 맛있었습니다.
밀면 곱배기 먹은 후 한 시간도 안 지났거든요? 게다가 전력질주를 해서 숨이 찬 상태였습니다.
다 먹는데 삼 분 걸렸습니다..
보기에는 그냥 군만두처럼 보이겠지만...... 겉바속촉! 크으.. 이틀간 정말 알찬 부산 여행이었습니다.
벌써 첫 아들을 내년에 초등학교에 보내는 친구가 부럽기도 했는데,
그 친구는 자유롭고, 또 위로 더 올라갈 수 있는, 제가 부럽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좀 얘기하다 보니, 현재를 즐기면서 또 미래를 준비하자는,
지극히 상투적인 결론 같지만 또 납득 가능한 희망찬 결론을 서로 얻고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우 간략화(?)한 부산 여행기를 마칩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 사진들 (2) 2024.07.22 여름이어도, 장마여도, 꽃은 지지 않는다. (0) 2024.07.21 3년만의 부산 (1) (5) 2024.07.20 즉흥의 연습 (2) 2024.07.14 꽃은 왜 예쁜가 (0)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