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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각 2024. 6. 24. 07:00

    아시아공원, 2024/6/23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긍정의 말이,

    나를 전진시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이 일은 내 능력으로 못하겠다는 말 대신,

    어떻게든 하다 보면 될거다 라고,

    사실 자신 없지만 뭔가 있는 척 하면서 사람들에게 내뱉고,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매일 덤비다 보니,

    어느새 무언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과 상황을 한탄만 하기보다,

     

    견디기 힘들고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상황들에서,

    내가 지금은 부족해서 이렇게 힘든 거지 하고,

    지금 이런 상황일지라도 멋지게 버티고 이겨나갈 만한

    실존 또는 가상의 인물을 떠올리며,

     

    오늘은 실패했지만 내일은 좀 더 잘 해 보겠다고,

    그렇게 매일매일, 보장할 수 없는 약속을 하고,

    오늘보다 내일 1%라도 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인물처럼 살기 위해 분투하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샌가 나는 성장하고, 문제는 지나가 있었습니다.

     

     

     

    99%, 100% 보장되는 일에서만 할 수 있다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안될 것 같다고 하면서 안 하게 되면,

    매번 쉽고 편하고 내가 할 만한 일들만 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는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제 청년 시절 오랜 시간 동안 겪어내면서 깨달은 것들입니다.

     

    넘어져야, 걷습니다.

    걷지 못하는 아기가 그냥 주저앉아 있으면, 평생 못 걷습니다.

    수천 번 넘어져 가면서, 걷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어릴 때도 당연히 했던 걸,

    어른이 되어서는 안 하려고 하고,

    그걸 응원해 주는 사회에서 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제자리에 머무릅니다.

     

     

     

    특히 사랑이라는 것은,

    어떤 대상을 사랑하겠다고 마음먹고,

    사실 사랑의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 그 대상을 너무 사랑한다고 큰소리를 치며,

    마치 사랑이 샘솟는 사람처럼 그 대상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 될 때,

    그 결과로 조금씩 생겨나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부모가 되면, 내가 낳은 자식이니까 버릴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제성을 부여받습니다.

    그렇게 부모가 처음이고, 부모로서의 사랑을 할 수 없었던 사람이,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견뎌 나가면서,

    수많은 괴로움과 어려움을 견디고 나면,

    사랑이 생겨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많은 부모들에게, 처음부터 사랑했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내 자식이니까, 사랑하니까 오늘도 참아야지 하고 하루하루 견디다 보니,

    어느 샌가 사랑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적어 놓는 것은,

    이제는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제 자신이

    이번에도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적어 놓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너무 외롭고, 희망이 없고,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내 능력에도 회의가 들고,

    모든 것이 망가져 버린 것만 같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의미도 가치도 찾지 못하겠지만,

     

    이런 와중에도 행복하다. 기쁘다. 설렌다. 기대된다. 이렇게 말해 보면서,

    괜찮다. 나에겐 미래가 있다. 용서할 수 있다. 사랑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해 보면서,

    나는 상처입지 않았다. 나는 불쌍하지 않다. 나는 가치있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하루하루 조금만 더 다르게 살아봐야겠습니다.

    조금씩만 바뀌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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