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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심
    생각 2024. 4. 21. 00:43

    지난주 일요일, 근처 공원

     

     

    더 글로리가 방영된 지도 벌써 1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주인공의 사적 복수로 시작된 이야기들이 실제로 법적 처벌까지 이어지면서, 거의 완전한 복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악인이자, 반성하지 않는 악역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실제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그 누군가가 저러하였을 것이라 생각하게 하며,

    그들에 대한 복수가 대리 만족감을 줄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다 응징하고 끝날 거라는걸 알면서도 빠져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정말 사람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그 복수의 강도와 제재가, 현실과 달리 정말 강하고 충분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아직까지도 이런 마음들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으니까요.

     

    • 첫째는 우리나라의 법은 왜 이렇게 나쁜 짓을 저지르기 좋은가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을 죽이거나, 어떤 집안을 파탄을 냈으면, 그만큼의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뉴스를 보면 살인한 사람도 사형, 무기가 아닌 유기징역을 받는 모습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저도 제 마음과 제 재산에 엄청난 피해를 (아마 상대방이 퇴직때까지 일해도 갚지 못할 만큼의) 준 인간에게,

    법의 힘을 빌려서 제재를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그러나 힘 빠지는 것은 그 짓을 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이 그저 천~삼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걸 한다고 지출할 변호사 고용 및 기타 부대 비용이 그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 둘째는 제가 사적, 공적 제재를 선택하였을 때 얻게 되는 득실에 대한 문제입니다.

    금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제가 이것을 함으로써 얻게 될 어떤 통쾌함과 즐거움이,

    제가 이것을 계속하면서 유지해야 하는 복수심과 분노보다 클까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야 뭐 변호사를 통하여 소송을 걸고 법원에 출두시키면 되지만,

    길면 일년 이년동안 보기 싫은 얼굴을 종종 마주치면서 고통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큽니다.

    제 가슴 속에 불덩이를 안고 괴로운 마음을 지속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복수심이 증폭된 그날부터 거의 이주간 정신없이 살며,

    또 나름대로 위와 같은 이유들을 제 자신에게 납득시키며,

    여러 번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살아오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반성도 자각도 없어 보이는 그의 행적이 들려 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나 상대방이나 저 정도의 위자료로는 서로 성에 차지 않는 금액입니다.

    상대방이 취미 생활로 한번 지출하는 금액이 저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그의 인생을 파멸시켜 주겠다. 아무도 모르게." 라고 한다면 그 손을 덥썩 잡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이 밤에도 저는 제 마음 속의 괴물과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이 복수심일까요, 아니면 자책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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