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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다 지나갑니다.
그리고 대체휴일이 있는 연휴가 시작됩니다.
회사에 가 보니,
이미 5월 1일에 노동자의 날이 있었기에, 그 날과 붙여서 쭉 휴가를 간 분도 계시고,
금일부터 재택을 하면서 휴가를 준비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오피스로 나오신 소수의 분들은 서로 휴가 때 무엇을 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묻곤 했습니다.
저는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범죄도시4를 보라고 추천해 줍니다.
왜 계획이 없냐고 묻지 않으십니다.
좋으신 분들입니다.
느즈막히 홀로 회사 문단속을 하고, 퇴실 장부를 작성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추천되어 본 유튜브 영상은, 다른 영상들과 비슷하게, 저의 정체성을 물어봅니다.
저는 다시 되묻습니다.
제가 왜 그래야 하나요.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요.
제가 가능한 건가요.
어머니로부터 잘 지내냐고 카톡을 받았지만, 읽지 않고 둔 지가 이틀입니다.
답을 하고 싶지만 할 수가 없습니다.
잘 지낸다고 해도, 잘 지내지 못할 것을 아실 거고
잘 못 지낸다고 하면, 왜 그런지 물으실 것인데, 똑같은 대답을 하기가 싫습니다.
그래서 그저 두고 있습니다.
블로그 글을 하나 쓰고 싶어서 스크롤을 쭉 올려 보는데, 최근에 찍은 사진들은 이미 다 썼습니다.
새로 찍은 꽃 사진들이 있긴 한데, 이걸로 글을 쓰면, 요즘 너무 자연 사진들 뿐이라 식상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스크롤을 올리다 보니, 좀 오래된 여러 사진들과 스크린샷들이 뜹니다.
제가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이 반년 간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아프고 슬픈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있죠. 그래서 사진을 틈만 나면 찍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진들은 남겨 놓지 말 걸 하는 자책도 듭니다. 너무 아픕니다.
지금 이런 사진들을 보면 그 사진들과 함께 그 때의 감정들이 리콜됩니다.
정말 남는 건 사진밖에 없긴 하네요.
사진은 행복할 때, 기쁠 때뿐만 아니라 슬플 때의 기억도 남겨 주는구나.
지난 반 년간 찍어놨던 사진들을 조금 올려 봅니다.
언젠가는 제가 이 블로그에서 다시 이 글을 볼 때, 별 생각이 없어지는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