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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물, 혹은 사람의 가치에 대한 확인은 정말로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한 순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때가 금주에 몇 번 있었습니다.
다양한 순간에 다양한 내용들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냥 자리에 앉은 김에, 기억을 해 놓기 위해, 쓱쓱 끄적여 보고자 합니다.
어떤 사물이나, 나아가 사람의 가치는 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내재적인 가치는 훌륭하거나 또는 변하지 않았으나,
우리의 시야와 생각에 따라 그 가치가 없는 것처럼, 약한 것처럼 여겨졌다가
어느 때 갑자기, 아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하고 놀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눈을 감고 생각해 보니 삶에서 여러 가지가 많은 가치 변동이 있었던 것이 느껴집니다.
그 중에 이번 주에 몇몇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있어서, 대략 끄적여 봅니다.
1. Florence-2
이 논문은 2023년 11월에 발표되었으며, 발표 직후에는 한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6월에 이 논문의 실제 모델이 Hugging Face에 올라오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Large 버전의 다운로드 수는 20만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 모델의 놀라운 점은 한 모델로 기존의 여러 Vision Task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Unified Vision Foundation Model이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모델로 온갖 어려운 작업을 다 처리할 수 있으면서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보여 주며,
우리가 타겟으로 하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재학습 (Fine-tuning) 을 거치면,
현존하는 전용 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도 보여 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이 논문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네요.
발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회사 방침이 어떨지..
일단은 저자가 CVPR 2024에서 발표한 영상을 올려 봅니다.
그리고 영상의 결과 부분을 캡처하여 함께 올려 봅니다.
이 하나의 모델로 이미지 설명, 이미지에서 물체 찾기, 이미지에서 각 물체에 대한 박스 생성 및 설명, 글자 읽기, 정해준 영역에서 특정 사물 영역 분리 등의 온갖 작업(총 12가지)이 가능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훌륭한 작업을 하고도 몇달동안 묵혀 놓았던 저자들에게 리스펙을 드립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Florence-1부터 3년여간 도전해 온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덧붙여, 빨리 못 알아봐서 미안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OlyA00K1ec



2. 올림픽파크포레온 (aka 둔촌주공, feat 그란츠리버파크)
22년 12월 84제곱 국평을 12억대에 분양하고도
온갖 사람들의 조롱과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
12032세대의 엄청난 대단지로, 곧 11월에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실거래가는 22~23억을 찍고 있으며,
1년 반이 지나서, 수분양자/조합원들은 괴로움과 고통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71700336
16억이던 둔촌주공 아파트가…"웃돈 10억 줘도 안 팔아요"
16억이던 둔촌주공 아파트가…"웃돈 10억 줘도 안 팔아요",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 가격 껑충 지난해 16억 머물던 전용 84㎡, 23억원 육박 "공급 부족 심화에 서울 신축 아파트 인기"
www.hankyung.com

지나가다가 발견하고 신호대기중 한컷 그러나 그 때 경쟁률은 평균 3.69대 1이었으며,
실제 84제곱 기준으로는 타입에 따라 2.5대 1정도의 경쟁률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넣을 걸 그랬어요.
심지어 저는 이 아파트 분양권을 돈있으면 매수하라는 얘기까지 했었습니다. 아직 부동산에 물건 좀 있다고.
못넣은건 뭐 가치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생략)
여튼 누군가에게는 참 못난이같고,
누군가에게는 참 신포도같았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완공이 얼마 안 남았고, 임장 가서 한번 그 가치를 간접적으로라도 느껴봐야겠습니다.
아, 누군가는 그러겠죠. 저거 다 거품이고, 버블이고, 사이버머니고 어쩌고 저쩌고, ...
그런 경우에는
강동구 주상복합 아파트 84제곱 크기가, 이제 분양가상한제 제한이 아니면 20억에 나온다.. (발코니확장 및 옵션 포함, 고층 기준)
는 사실을 알려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어안이 벙벙해요. 얘 분양 공고 뜨는걸 반년을 기다렸는데, 설마 진짜 20억에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사업자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아마 완판될거에요.
https://my-context.tistory.com/75
그란츠 리버파크, 래미안 레벤투스 모델하우스 방문기
어제 모델하우스 두 곳을 다녀왔는데,검색해보면 여기저기 정보는 많으니,저는 저만의 생각으로 글을 작성해 보고자 합니다. 1. 그란츠 리버파크모델하우스는 아파트 옆에 있음오른쪽 옆(
my-context.tistory.com
저도 요즘 이런 것들을 직접 보면서,
어떤 사물이나 사람, 심지어는 나 자신조차도,
지금 느껴지고 보여지는 것으로 가치를 매기기보다 정말 신중하고 또 합리적으로 가치를 판단해야겠다.
그리고 과거와 지금 생각되는 그 가치가 향후 가치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돌아보고 또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기 자신에 한정해서는, 과거와 현재 기준으로 자기 자신을 판단하기보다는,
미래에 높아질 가치에 따라서 자기 자신을 잘 포지셔닝하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멜론 씨앗
멜론을 종종 사먹고 있는데, 문득 즐겁게 사람들과 먹어본 적이 언제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기회가 되어서 멜론을 하나 사서 손질을 해서,
잠깐 서울에 올라오신 부모님과 같이 먹었습니다.
당연히 손질할 때 씨는 파냈습니다.
그리고 얘를 일단은 싱크대 수채통에 부어놓고 뚜껑을 닫았고,
그 이후 며칠간은 그냥 물 틀고 손 씻고 그정도로 싱크대를 사용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뚜껑 사이로 씨앗이 막 발아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얘들도 생명인데 한번 키워보자! 하고
부랴부랴 말라비틀어진 로즈마리가 있는 화분으로 적당히 옮겨 심었는데 걔들이 한달 좀 넘으니,

이렇게 자라 버렸습니다.
얼마나 빨리 크는지, 하루하루 얘들 크는 모습을 보면서, 물을 주면서,
그렇게 시간을 지내왔고,
가치 없었던, 그저 멜론 손질하고 남아서 버리곤 했던 씨앗들이
지금은 제가 하루하루 그래도 살아갔었다는 증명, 또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주관적인 가치가 생겼네요.
조만간 고향집에 가 볼 생각인데, 얘들을 그쪽 텃밭에 옮겨 심고, 진짜 멜론까지 나오는지 한번 봐야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제게 더 큰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가치 없고 모르겠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다 보면
가치 없고 잘 모르겠는 어떤 것을 얻고 또 어떤 경험을 하다가 보면
그 중 어떤 것이 매우 큰 가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는 어떤 기대를 가지고
좀더 열심히 꾸준히 살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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