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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가 없었던 어느 날 낮 비단 이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검색해 보니 비슷한 제목의 책도 두 권이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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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인가? | 케빈 리먼 - 교보문고
나는 왜 나인가? | 세계적인 심리학자 케빈 리먼 박사는『나는 왜 나인가?-출생순서에 숨겨진 인간심리』에서 40여 년간의 전문 노하우와 연구결과,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은 물론 부모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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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시애틀 추장 - 교보문고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수만 년 전부터 '거북이섬'이라 불린 북미 대륙에서 살아온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며, 총과 병균과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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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본질적으로 나의 질문은 위 책들과는 다른 내용인 듯 하다.
나는 이런저런 아래와 비슷한 생각을,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이전부터, 멍하니 서서, 또는 앉아서 했던 것 같다.
왜 나는 저 멀리 미국의 어떤 소년의 몸이 아닌,
한국의 이 말라 빠진 소심한 소년의 몸에서
거칠게 시멘트로 발라놓은 벽돌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왜 나의 부모와 가족,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사람들일까.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이 생겼고 자아가 생겨났는데, 이것이 나일까,
아니면 이것은 그 다른 누구를 위하여 조성된 세상 속에서,
나라는 개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정교한 무엇일까.
시작이라는 것을 내가 시작한 것도 아닌데, 끝은 어떤 방식으로 오는 것일까.
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
오히려 주위에서 바라는 세속적 목표를 받아들이게 되어, 공부하고, 자격을 쌓고, 회사를 다니고,
무언가 계속 돌아가는 생활을 하게 되면서, 이런 생각은 저절로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요즘 들어서 자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오른다.
새삼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어서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