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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부산 (2)일상 2024. 7. 21. 00:59
이튿날은 오전에 간략히 팀원분들과 화상 미팅을 끝내고, 해운대역으로 향했습니다.역 앞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그리고 해운대역 앞의 광활한 광장을 걸었습니다. 개미집을 가서 부산의 원조 음식인, 낙곱새를 먹었습니다.양이... 같은 값에 서울 두 배는 되더라고요.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걸었습니다.걸으면서 삼 년 동안 쌓인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 함께 나이를 먹어 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좋습니다.몇 마디 안 해도 서로 많은 것을 이해했습니다.이건 연인, 부부와는 좀 더 다른, 아니 어떻게 보면 더 깊은 느낌의 교제입니다. 몇 마디 안 하고도 우리는 지난 삼 년 간의 여러 희로애락을 매우 깊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해운대 해변열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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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부산 (1)일상 2024. 7. 20. 23:51
회사에서 정부과제 관련 네트워킹 및 지식습득을 요청하여,7월 16일 하루 동안 2024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사실 요 삼주간 주말에 회사에 매일 나갔고, 평균 근무시간이 10시간 가까이 되다 보니,너무 힘들었고 가기 싫었습니다. 게다가 장염때문에 거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그래서 일부러 동기부여를 위해, 약속을 하나 잡았습니다. 16일 새벽에 출발(5:13)하는 대신,학회를 풀로 다 듣고, 다음날은 좀 여유있게 올라온다!하고 미리 플래닝을 한 후, 부산에 살고 있는 한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육아휴직 중인 친구와 시간이 맞아서,17일 점심 약속만을 기대하면서 화이팅하면서 갔습니다.그래도 처음엔 몸이 피곤한 것을 어쩔 수 없더라고요. 기차 놓칠 뻔 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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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의 연습일상 2024. 7. 14. 16:11
현재 일요일 오후 네 시, 벌써 네다섯 곳을 방문하였습니다.날씨가 좋아서, 건질 만한 사진과 영상들이 꽤 많습니다. 1. 아시아공원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아시아공원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왕벌을 직접 보았습니다.왕벌의 비행의 그 왕벌 (Bumblebee), 그 아름다운 모습을... (아 아니 귀여운건가)영상을 찍어놓고 보니 폰 기변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fveWRlr60c 2. 청량리,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모델하우스 바로 앞 경동시장과 수많은 저층 건물들의 건너편에 솟아 있는 마천루들입니다.20년 전, 고향에서부터 서울을 오고갈 때, 그 때의 청량리가 아직 뒤섞인 채로청량리역 근방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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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왜 예쁜가일상 2024. 7. 13. 20:04
매주 송파동 산책을 하는데, 오늘은 꽃에 포커스를 두고 돌아다녀 보았습니다.안타깝게도 이제 완연한 여름인지라, 많은 꽃들이 마르고, 지고,일부의 꽃들만 남아 있습니다. 문득 사진을 찍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꽃은 왜 예쁘고 아름다운가?' 혹자는 꽃이 화려하고 예쁘면 벌과 새가 유혹되어 날아오기 쉽다고들 합니다.그러나 또 연구에 따르면 꿀벌은 녹색/청색/황색 계통을 좋아하며,적색은 식별하지 못한다고 하고,주로 냄새로 꽃을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 위 적색이 들어가 있는 수많은 예쁜 꽃들은 대체 왜 저렇게 생겼을까요? 혹자는 꽃이 예쁘다고 하는 집단 최면이 사회화 과정에서 걸리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하기도 하고,또 혹자는 꽃이 보기에 좋고 예뻐 보이도록, 인간 본능에 프로그램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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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일상 2024. 7. 10. 05:21
월요일부터 뭔가 머리가 아프고 몸이 안 좋더니,화요일 오전, 운전하여 회사를 가는 중에 급격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처음에는 이른 아침에 운전하는게 좀 피곤했나보다 하여, 사람 몇 없는 회사에서 좀 눈을 붙이고 쉬었는데,그 뒤로 계속된 고통에 시달려서, 점심 식사를 안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너무 힘들어서 주차장 차 안에서 한시간 자고, 겨우 차를 몰고 들어왔네요.) 집에 와서 엎어져서 잠에 들었다가, 폰을 보니 수많은 이메일과 슬랙 메시지가 있는데각각을 대응하기가 너무 힘들어서,팀 채널에 고열, 몸살, 장 트러블, 두통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알고보니 이미 한분은 최근에 걸리셔서 주말에 응급실을 가셨었고,한분은 강한 감기로 수액을 맞으셨더라고요.(겉으로 안 보이지만, 각자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 일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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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I Won't Fix Your Computer생각 2024. 7. 8. 00:48
티셔츠 오오https://www.walmart.com/ip/Inktastic-No-I-Won-t-Fix-Your-Computer-T-Shirt/662359430 Robot or human?Activate and hold the button to confirm that you’re human. Thank You!www.walmart.com 예전에 컴공과에서 이 밈이 잠시 유행이었던 적이 있습니다.이제는 별로 잘 모를 것 같습니다.이젠 다 맥북 갤럭시북 그램 쓰는데요 뭐... 한 때 체크무늬 남방, 뿔테안경, 여자에 내성 없는 성격 (남중-남고-공대) 등이 컴공과의 상징이었던 적이 있는데,그것은 마치 그녀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내 매력으론 도저히 없고,단지 그녀의 컴퓨터를 고쳐 줄 수밖에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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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직장인의 생활일상 2024. 7. 8. 00:14
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는,요즘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을 겪고 있음을 봅니다. 질병 때문에 죽음에 직면한 사람도 있고,가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릴 뻔한 사람도 있고,자식이나 배우자, 부모를 먼저 보낸 사람도 있습니다.제가 요 몇달간 만난 사람들만 이 정도입니다. 지금 제가 겪고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흔한 일상인 것 같습니다.그래도 몇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적어 보겠습니다. 1. 공황장애 우연찮은 계기로 아주 심한 공황 현상을 겪게 된 후,통제하지 못하는 정도로 종종 찾아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은데 갇힌 곳이 힘들기에(사실 괜찮을 때도 많지만, 보통 이런데서 갑자기 발생하면 너무 괴롭습니다. 도망갈 데도 없고요.)어렵사리 역삼동 회사를 자차로 운전해서 다니고 있습니다.겨우겨우 주차장을 구했는데,9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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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칠 수 없음생각 2024. 7. 7. 23:28
도망을 치고 싶지만 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도망을 칠 수 없도록 현실이 얽어매어서,도저히 거기서 견디지 않고는 옴짝달싹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도망칠 수 없었던 것들은향후 제 인생의 막바지에야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대체로 그 당시에는 정말 괴로운 기억들,그러나 이후에는 "나를 만든 기억들"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도망칠 수 없어서 견뎠던 것들로 인해,특유의 독특한 저의 삶의 모습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그것이 제 인생인 것 같습니다. 1. 사회로부터의 도망 대학 시절, 저는 사람들이 떠넘기는 감투를 도망치지 못했습니다.그 때 그 어린 마음에,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들이 떠넘긴 회장 자리에서, 제가 이끌어가는 대로 따라오..